ISIPCA
제 2기 한국 프랑스알룸나이 얼굴 홍보 캠페인 이지명 선배 (샤넬 Research & Innovation 매니저)와의 인터뷰
1. 프랑스로 유학 가기 전 어떤 공부를 하셨나요?
저는 프랑스로 중1 때 조기유학을 갔습니다.
한국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및 언어 습득에 필요한 기간을 고려하여 초등학교 졸업 이후 프랑스 유학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2. 프랑스에서 어떤 분야의 학업을 이수하셨나요? 프랑스만이 갖고 있는 교육적 특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다른 나라에 비해 어떤 장점 (인턴십 등)이 있는지요?
프랑스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일반 공통 과정을 학습한 이후 바깔로레아 과학 계열 (Baccalauréat scientifique - 한국의 이과에 속함)을 선택하여 시험을 치뤘습니다.
프랑스만이 갖는 교육적 특색은 우리가 습득이나 점수의 도구로 인식되지 않고 좀 더 깊이 사고하고 배움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입니다. 저에게는 가장 최적화된 교육 방식이었습니다.
이후 그랑제꼴 준비반에서 학업을 1년 진행한 이후 ISIPCA에서 화장품을 석사로 전공하려는 목적으로 파리 6대학에서 학사를 화학 전공으로 전향하였습니다.
대학 생활에서 인턴십의 경우, 인원을 대거 고용해서 회사의 업무 내용을 파악하는 한국의 경우와는 대조적으로 프랑스는 인턴십을 통해 추후에 자신이 종사하고 싶은 업무 분야에 대해 일을 배우면서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고, 해당 업무가 자신에게 적합한지 여부를 알아가는 시간으로 사용됩니다.
제 업무 방식의 기반은 프랑스에서 다양한 인턴십을 수행하면서 쌓아왔습니다. 학업 중에 포함된 의무 인턴십은 실제 업무에 종사할 때에 성숙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줍니다.
이후 ISIPCA에서 이론과 실습으로 구성된 전문 석사과정 (화장품 전공)을 이수하면서 현장 실습도 병행하였습니다. 한국에도 기업 연계형 장기현장실습이라고 하는 유사한 프로그램이 있지만 한국 문화에서 해당 프로그램이 원활히 진행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이는 여러 세제 혜택이 있어, 기업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는 하지만 의무사항이 아니고, 진행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3. 프랑스 유학을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10살에 파리를 방문할 일이 있었고, 곧 이 나라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처음에는, 예술을 공부하고자 했으나, 해당 분야가 제 적성에 맞지 않음을 바로 깨달았습니다. 부모님이 저의 선택에 반대하셨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도 늘 저의 선택에 대해 자문해 왔습니다.
4. 한국학생들에게 프랑스 유학을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만약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일까요?
본인이 유학에 관해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추천하고 싶습니다. 유학을 통해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환경,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고, 이는 기존과는 다른 세계를 지각할 수 있게 합니다. 제 경험으로 비추어 보자면, 오랜 시간 문화 강국으로 존재해온 프랑스에서 예술, 교육, 복지 등의 다양한 사회 시스템과 시민의식, 예술 같은 문화적 요소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고 경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젊은 시절, 그대가 파리에서 살아보는 행운을 누렸다면 그 후 세상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가든, 파리는 이동하는 축제처럼 남은 생 동안 그대 곁에 머물게 되리라“는 헤밍웨이의 말처럼, 귀국한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파리는 제 곁에 머무르며, 삶의 방식, 사고 방식 등 전반적인 제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아마 제가 유학 생활을 경험하지 못했다면 알지 못했을 저의 모습일 것입니다. 프랑스 생활을 통해 저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웠습니다. 유학 생활을 통해 제가 얻게 된 가치, 경험, 능력 등을 다른 학생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으며, 여러분에게 다가올 기회를 응원하고 싶습니다.
5. 유학을 계획하는 한국 학생들에게 유학 생활을 잘 적응하기 위해 특별히 해주실 조언이 있으시면 무엇인가요?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우선 초심을 잃지 마십시오. 주변의 유학생들을 돌아봤을 때, 일반적으로 유학생활이 힘든 것은 정신적인 부분에서 발생되는 문제들에 의한 것이 가장 큽니다. 정신적인 아픔은 결국 육체적 아픔으로 이어져 많은 친구들을 무너뜨렸습니다. 마음이 나약해질 때, 유학을 결심했던 초심을 생각하고, 위기를 이겨낸 후 맞이하게 될 나의 미래를 그려본다면 유학 생활을 잘 마무리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프랑스 생활을 즐기십시오. 한국에서는 경험해 볼 수 없었던 일들을 리스트로 작성하여 하나씩 해 보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유학중이니 공부만 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내가 생활하는 지리적인 위치를 바꾼 것이라 생각하십시오. 한국에서 영위하던 ‘일상적인 삶’도 고려해 유학 생활을 이어 나가야 합니다. 학업과 일상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건강한 유학생활을 위한 첫걸음이자, 최고의 유지 비결이라 생각합니다.
새로운 나라에서 가끔은 억울할 때도 있고 차별대우를 받는다고 생각이 들때도 많을거에요, 저의 경우는 그런 일이 있더라도 그냥 달라서 그런거라고 생각을 했고 유학생활을 하게 해준 프랑스에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생활했던 것 같습니다. 다름이 나쁜게 아니라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게 더 유학을 힘들게 합니다.
6. 가장 좋아하는 프랑스 도시는 어디인가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의 삶이 녹아 있는 파리에 가장 애정이 깊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지 10년이 다되었지만, 아직까지도 파리에서 산 기간이 한국에서 산 세월 보다 길어서인지, 급격하게 변화하는 다이나믹한 한국의 도시들 보다 언제든 같은 모습으로 나를 반겨주는 도시, 파리에서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낍니다. 또한, 제가 공부하던 시절의 파리와 유학을 마친 뒤 여행지로 찾은 파리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놀이며 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큰 매력으로 작용합니다.
7. 가장 좋아하는 프랑스 요리는 무엇인가요? 이유는 무엇인가요?
모순적이지만 파리 13구의 베트남 음식이 가장 생각이 납니다.
아무래도 부족한 유학생활 속에서 가장 가성비가 좋아 많이 찾은 음식이여서 그런 것 같습니다.
프랑스 음식으로는 푸아그라(foie gras)와 마그레 드 카나르(Magret de Canard)를 좋아합니다. 유학시절 아르바이트로 Bergerac (Périgord)에 통역을 하러 갈 일이 있었는데, 이곳 특산 식품으로 접할 수 있었던 두 음식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자주 찾게 되었습니다.
8. 가장 좋아하는 프랑스 단어는 무엇인가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의 경우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라는 의미를 지니는 « ça dépend »이라는 표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는 아주 프랑스적인 표현이며, 언제나 문맥을 이해하려 하고, 어떠한 상황에 대해 단정짓지 않으려는 프랑스인들의 정신을 반영하기 때문입니다.